[앵커]
엄동설한에, 느닷없이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길거리에서 복직을 외치고 있습니다.
해당 근로자들은 몇 년간 몸담았던 직장에서 문자메시지 한 통으로 해고를 통보받았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.
조은지 기자입니다.
[기자]
겨울방학 한산한 캠퍼스에 성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립니다.
지난달 31일, 문자 한 통에 일터를 뺏긴 근로자들이 복직을 외치는 모습입니다.
'첨부 공문에 의해 계약이 안 됨을 알려드린다'.
이 문자 한 통으로, 주차 요원 12명 가운데 둘이 직장을 잃었습니다.
[송 모 씨 / 전 주차 관리 직원 : 기분이 되게 많이 안 좋았습니다. 이런 내용을 문자로 한 번에 보낸다는 건 인격적으로도 모욕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]
근무 평가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인데, 이들은 한 달 150만 원 박봉을 받으면서 꼬박 8시간씩 성실히 일했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.
[지경림 / 전 주차 관리 직원 : 대체 근무자가 없기 때문에, 힘들어도 나와야 하는 게 주차 정산입니다. 그렇게 8년을 진짜 근무 열심히 한 죄밖에 없고….]
이들을 고용한 용역 업체 측은, 대학과 새로 계약하면서, 기존 직원의 승계를 거부한 것일 뿐, 해고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.
[용역업체 관계자 : 저희는 해고한 적도 없고요, 고용 승계를 못 한 거죠. 어떤 때는 근무지 이탈도 있고 그런 (불성실한) 경우가 많이 있었대요. 차들은 쭉 서 있는데….]
앞서 한 자동차 부품업체는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3일, 직원 62명에게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했습니다.
청춘을 바친 회사에서 내쳐진 직원들은, 본사 앞에서 힘겨운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.
[소은화 / 노동자연대 활동가 : 회사는 1월 23일 출근하는 생산직 노동자들에게 영업시설을 매각 사실을 알리고, 이어 문자로 해고 통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.]
근로기준법 제27조는, 근로자를 해고할 때 그 사유와 시기를,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합니다.
그렇지 않을 경우, 효력이 없습니다.
[고용노동부 담당자 : 해고 시기와 해고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는 것에서의 서면은 엄격하게 종이로 해석하는 게 기본적인 대법원 입장이고요.]
온기 하나 없는 문자 한 통에 하루아침에 길가로 내몰린 근로자들, 가뜩이나 추운 겨울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.
YTN 조은지[zone4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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